| 최장시간 통역 자원봉사 사진
이해영(60) 씨는 통역 자원봉사로만 30년, 시간으로 치면 3만 시간이 되는 `기인`이다.
이씨의 모습은 외국인이 있는 행사라면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이씨는 88서울올림픽, 대전엑스포, 세계도자기축제, 세계태권도대회, 2002년 월드컵까지 빠지지 않고 통역 봉사를 했다. 자원봉사자 사이에서 `통역도사`로 불릴 만하다.
이씨는 "서로 말이 안 통해 답답해하던 사람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통역을 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가 통역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은 74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직후부터. 어린 시절 일본에서 외국인 학교를 다녔던 이씨는 영어와 일본어만큼은 자신이 있었기에 이민도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미국에서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고 뉴욕과 LA를 오가면서 구두닦이, 빌딩 청소부 등으로 생계를 꾸려야 했다.
그러다 교민사회에 그의 뛰어난 영어실력이 알려지면서 곧 LA한인회의 통역을 맡기 시작했다. 이씨의 봉사활동은 금세 입소문을 타며 유명세를 안겨줬고 이후 이씨는 미국 한인회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도맡아 하게 됐다.
이씨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87년. 오로지 88서울올림픽에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여해야겠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행을 택했다. 그의 과감한 결정 뒤에는 가족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이씨는 "생계를 주로 맡고 있는 아내가 도망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농담과 함께 "나를 이해해주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니까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씨는 현재 경기도 자원봉사 센터 노블리스 오블리제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한국을 알리고 있다. 이런 활약으로 이씨가 지금까지 받은 상장과 감사장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다. 대통령 표창장과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에 이어 얼마전에는 한남운수의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